The Internship

무려 구글느님이 주인공이라는 영화 'The Internship' (뻥)
영화 ‘The Internship’의 포스터

약 5주간으로 계획되었었던 인턴십 프로그램-게임 디자인 코칭이 지난 수요일(2013. 08. 14.) 모두 종료되었다. 우리 팀이 적절한 형태의 정식 회사로 운영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인턴십을 지망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을 때는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반갑다거나, 기쁘다 등의 긍정적인 감상만은 아닐 수 밖에 없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인턴십의 의의라면 예비 구직자가 해당 분야의 직업을 가지기 전의 직업 체험을 통한 ‘학습’의 효과를 노리는 것일테고,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예비 구직자를 바로 업무에 투입한다는 의미 보다는 지망생들에 대한 ‘사전 교육’에 더 많은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인턴십과 관련한 논란들을 지켜보면, 예비 구직자나 사용자 모두 위의 의미보다는 예비 구직자는 ‘예비 구직 활동의 연장’으로, 사용자는 ‘값싼 노동력을 부리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구태여 인턴십 프로그램이란 명칭을 ‘게임 디자인 코칭’이라는 형태로 바꿔가면서 인턴십의 의미를 희석시키려고 했던 것은 세간의 저러한 인턴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나왔던 것일 수도 있다.

우리 팀에서는 인턴십을 ‘노동력’으로 쓰는 일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는 공정한 노동의 댓가 지불이나 착취 같은 대의적인 문제 때문도 있지만, 인턴이라는 자원이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정도로 퍼포먼스를 낼 수가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길어야 2 ~ 3달 정도의 인턴십 기간은 사실 베테랑의 경력직이라고 하더라도 취업 후 회사의 프로젝트 및 분위기 파악에 소요되는 시간과 동일하다. 하물며 직장 생활 경험이 없는 인턴이라면 사실 그 기간 동안에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물론, 애초에 인턴을 노동력으로 보는 시야 자체가 문제겠지만).

때문에 우리의 경우에는 아에 극단적으로 인턴의 업무를 지금의 팀 내 업무와 완전히 분리시켜버렸다. 프로젝트와 관계없는 별도의 커리큘럼를 구성함으로써, 자신이 지망하는 분야에 대한 대리 경험을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또한 열악한 팀 내 사정(비좁은 사무실, 장비 부족, 예산 부족, 그리고 우리도 프로젝트로 바쁘다고 같은) 덕분에 인턴십의 운영은 보통의 회사와 다르게 꽤 극단적으로 이루어졌다.

  • 출퇴근은 일주일에 이틀만. 출근 후 근무 시간은 4시간 이내.
  • 출근 때는 제시한 과제에 대한 점검 및 테스트, 코칭을 위주로.
  • 과제(게임 디자인 연습)는 자택에서 해결 할 것을 권장.
  • 팀의 주요 업무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인턴 배제.
  • 인턴십 과정 중 도출된 결과물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작업자 본인에 귀속. 이는 인턴의 작업물이 업무 결과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

인턴십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여기에 참여했던 인턴 본인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얻어갔는지, 또 우리 팀은 얼마나 많은 것을 전해 줬는지에 대한 것은 사실 미지수이지만, 이후에 팀의 규모가 커지고 정식으로 회사의 모습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인턴십 프로그램의 운영은 지금과 같이 구성을 해야 옳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하지만 당분간은 차후의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은 무리-물론 요청하는 사람도 없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