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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toria 01 – 룸 술탄령과 킬리지 아르슬란 2세

룸 술탄령(룸 술탄국, 룸 셀주크 왕조 – Sultanate of Rum1)은 셀주크 제국의 지방 술탄국으로 서기 1077년 아나톨리아 지역(Anatolia – 지금의 터키)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왕국 이름인 룸(Rum)의 어원은 로마(Rome)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만, 후에는 주로 이 아나톨리아를 가리키는 명칭2이 되었다고 합니다.

왕조의 시작은 대제 술레이만(재위 1077 ~ 1086)이 아나톨리아 지역의 군사 지휘자로써 니케아에 진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십자군의 초창기인 제 1차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거쳐 아나톨리아로 진격 할 때 가장 먼저 그들과 싸움을 벌인 무슬림 왕조이기도 합니다.

제1차 십자군의 3대장 - 레몽, 고드프루아, 보에몽(무순)
제1차 십자군의 3대장 – 레몽, 고드프루아, 보에몽 (출처 – 위키백과)

제 1차 십자군 당시의 상황을 묘사하는 많은 책들(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등)에서 룸 술탄령은 광신으로 똘똘 뭉친 십자군에게 처참하게 짓밟힌 왕조로 묘사되고는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 술탄이었던 킬리지 아르슬란 1세(Kilij Arslan I)는 분명 유능한 술탄이자 장군이긴 했었습니다만, 군중 십자군 때의 대승으로 자만심에 빠진 나머지 안일한 전략을 펼치는 바람에 당시 룸 술탄령의 수도였던 니케아를 빼앗기고 자신의 왕비와 막 태어난 왕자를 포로로 잡히기도 했으니깐요 – 다행이도 포로가 되었던 왕비와 왕자는 이후 비잔틴 제국의 황제를 통하여 무사히 고국으로 귀환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의 굴욕적인 패배 이후 “십자군의 역사”에서 룸 술탄령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저도 그랬지만) 십자군 때문에 룸 술탄령이 멸망했나? 라고 생각하기 딱 좋습니다만, 사실 이 왕조는 이후에도 약 200년이나 더 존속하다 오스만 제국이 부흥하는 시기였던 1308년이 되어서야 멸망하게 됩니다. 오히려 제 1차 십자군 시기 이후에 왕조가 더 번성하게 되어 아나톨리아 거의 전 지역을 통치 영역으로 삼기도 하였었죠.

킬리지 아르슬란 2세 당시의 룸 술탄령 지배 영역 - 출처: 위키백과
킬리지 아르슬란 2세 당시(1190년)의 룸 술탄령 지배 영역  (출처: 위키백과)

게임에서 등장하는 룸 술탄령은 제 1차 십자군이 지나간 이후 동쪽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역동적인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십자군이 침공하고 그것을 비잔틴 제국이 어부지리로 먹어버린” 아나톨리아 서쪽 대신 동쪽과 흑해 연안으로 확장을 시도하던 시기지요.

킬리지 아르슬란 2세 © Pied Pipers Entertainment
킬리지 아르슬란 2세 © Pied Pipers Entertainment

술탄인 메수드 1세와 왕자인 킬리지 아르슬란 2세는 왕조의 번영을 위해서 강대국들(비잔틴 제국과 대 셀주크 제국)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주변 왕국들과 십자군 영주국들을 하나 하나 점령하였으며, 제 2차 십자군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등, 아나톨리아의 지배를 공고히 하고 있었습니다.3

초창기부터 계속되었던 십자군의 침공도 이겨내고 이후 아나톨리아의 맹주로써 자리매김 한 룸 술탄령이지만, 이후 서방에는 재앙과 같았던 몽골의 침입을 버티지 못하고 일한국의 속주가 되면서 왕조는 점차 쇠퇴하게 됩니다. 이후 지배층의 권력 다툼, 각지의 토후들의 이탈 등으로 약해진 룸 술탄령은 오스만 제국의 부흥의 기반이 되면서 역사에서 그 이름이 사라지게 됩니다.

표현의 자유, 터부 그리고 딜레마

역사 배경의 게임을 제작 한다고 결정 한 이후 부터, 제작팀이 계속 신경을 쓰는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이른바 터부(Taboo)와 표현의 자유 문제이다. 십자군 시대를 다루는 만큼 게임 상에 등장하는 각 국가와 종교에 대한 터부는 처음부터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터부의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객관적인 기준을 잡지는 못하고 있다.

터부에 대한 범위를 마련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문화 별로 터부의 종류와 정의,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논란은 칼로 그을 수 없는 미묘한 지점들이 만들어내곤 한다. 게임을 가지고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면 이런 것들이다.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게임 내 영역 분류

십자군 전쟁 이후로 현대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 분쟁에 이르기까지 중동의 영토 분쟁은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고, 현재에도 한 번에 수십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군사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비단 이 문제는 팔레스타인 지역 뿐만이 아니라, 유럽(우크라이나 분리 독립 분쟁), 지중해(키프로스 섬의 영토 분쟁), 이베리아 반도(스페인의 분리 독립 움직임) 등 사실 상 게임이 포괄하는 대부분의 영역에 존재한다.

World Map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세계 2대 종교를 아우르는 게임의 배경 상 영토 문제는 터부시 되는 부분일 수 있다

게임의 시스템 디자인 한계에 따라서 게임 안의 세계는 결국 게임 시스템에 맞게 편집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실존하는 영토 역시 마찬가지이다. 실제보다 단순화 된 게임 내 영토는 이에 엮여있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밸런스 문제로 과장되게 설정 된 ‘팔레스타인 지역’, 실제보다 축소 된 ‘러시아 지역’, 과장되어 있는 ‘잉글랜드 지역’, 지역 시스템의 한계로 인하여 전혀 다른 지역으로 편입되어 있는 ‘유럽 지역의 다수의 중소 도시들’ 등이 잠재적 문제 요소이다.

역사 고증과 희화

KoHposter보통 역사를 다룬 영화 등에서는 매끄러운 시나리오의 진행과 흥미 유발을 위해 역사적 사실의 수정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존재하곤 했다. 예를 들어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킹덤 오브 헤븐”의 주인공인 “이벨린의 발리앙” 같은 인물은 유럽에서 건너온 총각도, 여주인공인 “시빌라”와 썸(?) 타는 관계도 아닌, 비잔틴 제국 황녀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던 충직한 중년 귀족이었다.

우리 게임의 경우 희극(Comedy)의 형태를 차용 함과 동시에 역사적인 인물들이 여럿 등장한다. 십자군 시대 당시 이슬람의 영웅인 살라딘과 바이바르스, 잉글랜드의 용맹한 사자심왕인 리처드, 신성로마제국의 신화적인 황제인 프리드리히 1세 바르바로사 등. 이들의 이야기는 극의 진행을 위하여 어느정도 과장되어 있다. 큰 틀에 있어서 역사적 사실은 맞춰나가고자 하고는 있지만, 세부적인 성격, 등장 인물들 간의 관계 등은 실제와 관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우 일부 문화권에서는 영웅으로 받들여지는 위인의 희화화가 터부 시 되는 경향이 존재하는데,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기준 잡기?

기본적으로 게임의 내용을 정리 할 때 주요 목표는 “재미” 뿐만 아니라, 그와 동시에 내용이 특정 인물 /집단 /단체 / 국가를 “비하”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의 기준에서는 터부인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에서도 특정 단체의 활동, 유명 연예인의 발언, 작품의 내용 등에 의한 표현의 터부 논란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있어왔다. 어떤 것들은 논란의 여지 없이 비하와 증오 표출을 목적으로 한 표현이지만, 개인적으로 극히 일부는 그것과 관계 없이 표현 대한 개인적인 불쾌감을 비하로 치부하는 경우도 보인다. 때문에 이런 사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터부의 정의에 대해 혼란 만 가중된다는 느낌이다.

모두를 만족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적당한 선을 긋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면 되는 것인가? 타인에 대한 존중은 기본적인 도리이지만, 의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역사를 다루는 창작물에 있어서 지켜야 할 선이란 것이 존재해야 하는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재미와 합치 할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가? 등에 대해서 계속 생각을 해 보지만, 딱히 쉽게 결론 나는 일이 아닌 듯 하다. 정답은 진짜 없는 것일까?

Pied Pipers – 6개월 간의 기록

2010. 11. 24.

A군과 I군이 의기투합해서 인디 게임 제작 팀 결성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 함. 다들 이맘 때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곤 한다.

2011. 1. 4.

첫 프로토타입 제작 결정. S 프로젝트-전형적인 휴대용 기기 플랫폼을 노린 점프 액션 플랫포머.

2011. 1. 24.

사무실 임대 계약. 경기도 성남 모란에 둥지를 틀다. 원룸형 오피스 렌탈.

2011. 2. 7.

개발용 장비 구매 및 사무실 세팅 완료. 이때 돈 좀 아껴보겠다고 개발 서버를 중고 PC로 마련하는 실책을 저질렀는데, 이후 검토 때 해당 비용으로 마이크로 서버를 구매 할 수 있었다는 후문. 개발 서버 1대로 이슈트래킹 서버, 빌드 서버 등의 역할을 커버 함.

2011. 2. 8.

범용 플랫폼 엔진 개발 프로젝트 시작. 목표는 Windows PC / Mac OS / iOS 범용 사용 가능한 엔진. 외부 평가단 중 1인인 L님과 공동 개발 중.

2011. 2. 14.

카드 게임인 블랙잭을 이용한 RPG 전투 시스템 프로토타입 제작 시작. 카드와 몇 개의 코인을 이용하여 종이 프로토타입을 먼저 수행했다. 이후 프로그램으로 다시 구현-B 프로젝트로 명명.

문제의 Z 프로젝트의 세부 시스템 기획을 들어가다.

2011. 2. 21.

B 프로젝트의 첫번째 프로토타입 프로그램 릴리즈(P1). 내부 평가를 통해 외부 공개는 건너뛰고 바로 수정에 돌입 함.

2011. 2. 28.

팀 공식 웹 페이지 제작 시작. 현재 보고 계신 이 페이지가 이 때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Facebook 및 Twitter 계정 제작 및 활동 시작.

B 프로젝트 P2 버전 릴리즈. 선정된 외부 평가단에 게임이 어떤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처음 물어보다.

2011. 3. 2.

액션 플랫포머 게임인 S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 제작 시작.

2011. 3. 11.

B 프로젝트 종료. 개선 프로토타입에 대한 낮은 평가로 인한 프로젝트 중단(링크 참조).

2011. 3. 18.

기획 담당이 심심하다는 이유로 Q 프로젝트 진행. Facebook 플랫폼을 이용한 소셜 퀴즈 게임. 기획 담당 혼자서 AMP를 보고 Facebook API를 공부해가면서 뚝딱뚝딱 버전 3까지 만들었지만 재미가 가출하는 바람에, 현재 프로젝트 잠정 종료 상태.

2011. 3. 22.

S 프로젝트 P1 릴리즈. 외부 평가 시작(링크 참조).

2011. 3. 28.

Z 프로젝트 기획 검토 및 프로토타입 제작 시작. 두 달에 걸친 악몽이 본격적으로 시작 한 때.

2011. 4. 15.

S 프로젝트 P2 릴리즈. 외부 평가에서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결국 내부 최종 평가에서 ‘기존의 모바일 터치 기반 플랫포머와 차별화 및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 하다’라는 판단 하에 프로젝트 종료. 그리고 아직까지 비슷한 게임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잘 한 선택일지도.

2011. 4. 18.

R 프로젝트 시작. 심플 리얼타임 시뮬레이션-하지만 그냥 갈콘(Galcon). 프로토타입 제작에 처음으로 스타 크래프트 2(Star Craft 2)의 맵 에디터를 이용하다(링크 참조).

2011. 4. 20.

R 프로젝트 P1 릴리즈. 이후 약 4주간 P3 버전까지 릴리즈 완료하다. 잠정적으로 본 개발 진행 작품으로 선정.

2011. 5. 17.

R 프로젝트 P3 릴리즈 이후 전략 모드 시스템에 대한 프로토타입 소요가 발생하여 R 프로젝트 P4 버전에 대한 기획 작업 돌입.

2011. 6. 1.

Z 프로젝트의 첫번째 프로토타입(P1) 릴리즈. 기반 시스템 개발부터 포함하여 약 8주에 걸친 개발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암담. 결국 프로젝트 폐기 함.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가지 경험과 교훈을 얻었다는 점으로 만족. 다행히 기반 시스템들은 차후의 프로토타입에 빠르게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링크 참조).

2011. 6. 13.

R 프로젝트 P4 버전 개발 작업 시작.

2011. 7. 1.

2011년 공식 여름 휴가. 2011. 7. 5. 까지.

2011. 7. 5.

R 프로젝트 P4 버전 개발 도중 내부 중간 평가에 의하여 외교 시스템 추가에 대한 의견이 확정 통과 됨. 추가 작업 돌입.

2011. 7. 29.

R 프로젝트 P4 릴리즈. 외부 평가단에 평가 버전 공개.

2011. 8. 1.

L 프로젝트 개발 진행. 웹 환경의 RPG 게임 제작 테스트.

2011. 8. 4.

R 프로젝트 P4 버전 평가에 따른 P5 버전 제작 계획 수립. 애초에 심플 리얼타임 전략 시뮬레이션이었던 프로젝트는 어느새 턴 방식 준 중형(…)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변경되어 버렸다. 기존의 전투 시스템은 폐기 되어 새롭고 단순한 형태의 전투 시스템으로 기획 변경 탑재. 현재 개발 진행 중. 하지만 7월과 8월은 휴일도 많고 예비군 훈련도 많더라는…

 

이후는 현재 진행형.

참고 1: 각 프로젝트 별 프로토타입 릴리즈 / 빌드 / 커밋 / 이슈 개수

  • B 프로젝트(2주): 릴리즈 2 회 / 빌드 54 회 / 커밋 55 회 / 45 개
  • S 프로젝트(4주): 릴리즈 2 회 / 빌드 53 회 / 커밋 120 회 / 57 개
  • Z 프로젝트(10주): 릴리즈 1 회 / 빌드 57 회 / 커밋 223 회 / 157 개
  • R 프로젝트(진행 중): 릴리즈 4 회 / 빌드 113 회 / 커밋 433 회 / 281 개

참고 2: 아이디어 및 프로토타입 진행 개수

  • 아이디어 선정 개 수: 19 개
  • 프로토타입 제작 개 수: 6 개
  • 실 제작 결정 개 수:  1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