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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프로젝트(Project Shopaholic) 소개

Shopaholic
쇼퍼홀릭(Confessions of a Shopaholic – 2009)

그러니까, 머나먼 옛날 파이드 파이퍼스에서도 모바일(스마트폰 플랫폼)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대항해를 준비하던 때가 있었다. 하나의 게임을 2년이 넘게 붙잡고 있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원피스를 꿈꾸는 해적 선장과 비슷한 꿈과 희망(?)이 넘치던 시절.

쇼퍼홀릭 프로젝트(Project Shopaholic)는 ‘모바일로 승부한다’는 지점을 노린 프로젝트였다. 장르는 그때도 그렇지만, 지금은 더욱 흔한 이른바 러닝 액션(Running Action) 장르-하지만 레이싱(Racing)에 더 가까울지도… 동명의 소설이자 영화인 ‘쇼퍼홀릭(Confessions of a Shopaholic – 2009)‘의 한 장면(링크 참조)에서 영감을 얻은 프로젝트였다. 소비에 본능적인 한 아가씨가 한정판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달리는 본격 ‘한정판매 러닝 게임’.

이 프로토타입과 관련한 당시의 회고는 이 글(S Project 개발 로그(P1))을 참조하기 바란다.

  • 프로젝트 진행 기간: 2011. 2. 7. ~ 2011. 4. 21. (73일 간)
  • SVN 커밋(리비전): 120회
  • 빌드 회수: 53회

프로토타입 소개

주인공은 한정판 물건을 사지 않으면 안되는 쇼핑에 빠진 소녀. 오늘도 어디선가 한정판을 판매하기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광석화와 같이 뛰어나간다. 하지만 한정판에는 항상 경쟁자들이 따라붙는 법. 소녀는 오늘도 자신의 꿈과 욕망을 위해 남들보다 더 빨리 매장에 도착해야 한다.

게임은 PC 및 모바일 플랫폼(iOS 및 안드로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간단한 조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션은 총 2개로 점프와 부스터가 전부이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주인공은 자동으로 달려나가는 것은 현존하는 러닝 게임과 동일. 달리는 도중에 마주치는 장애물이 존재하고, 중간 중간 주인공과 경쟁하는 다른 러닝 메이트들이 난입하는 형태의 게임이다.

다른 러닝 게임들과 (그나마) 차별화 된 요소라고 한다면 부스터 시스템의 도입. 달리는 동안 부스터를 충전하고, 충전한 부스터를 적시에 사용해야 높은 순위에 도달 할 수 있는 형태의 게임이다. 부스터를 과충전시켜서 사용 할 경우, 추가 부스터가 발동(스파이럴!) 되면서 최고 속도로 질주 할 수 있다.

프로젝트 종료

첫번째 프로토타입에 대한 외부 테스터들의 테스트가 종료되고 난 이후 수정된 프로토타입에 대한 총평은 아래와 같았다.

  • (지금 버전을 완성시켜)정리하면 괜찮을 것 같지만, 최대치는 한계가 보인다.
  • 포지션이 미묘하게 걸쳐있다. 캐주얼이냐? 매니악이냐?
  • 킬링 타임용 포지션이라면 경쟁력이 너무 떨어지지 않는가?

게임의 특성을 좀 더 강화시킬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도중 결국 프로젝트는 잠정 대기 상태로 돌아섰고, 이후 AnS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완전히 종료되어버렸다(그리고 1년 뒤 카카오 게임하기가 세상을 평정했지…). 지금에와서도 가끔씩 술자리에서 회자되는 프로젝트이기도 한데, 주로 나오는 이야기는 게임의 재미를 더 살릴 수 있었겠는가? 에 대한 질문과, 그래도 가끔씩 다시 해보면 나름 재미있던데. 라는 이야기들. 어쩌면 여러모로 다들 아쉬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처음 기안한 게임 디자이너만 그렇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본 프로토타입은 크라우드 펀딩 보상 중 ‘파이드 파이퍼스에서 제작 한 실행 가능한 프로토타입 디지털 다운로드’ 보상을 선택한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한정 배포 될 예정입니다.

블랙잭 프로젝트(Project Blackjack) 소개

블랙잭 프로젝트(Project Blackjack)는 파이드 파이퍼스 최초의 게임 프로토타입 버전이다. 첫번째 게임 제작 프로젝트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 중에 나온 첫 결과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Sword and Poker
Sword & Poker (c)Gaia 2010

프로젝트의 시작 아이디어는 가볍게 나왔었다. 유명한 카드 게임 중 하나인 블랙잭(Blackjack: 트럼프 카드의 총 합이 21이거나 21에 가까운 작은 수를 얻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을 이용하여 RPG 등의 전투 시스템에 사용하면 단순하고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전통적인 게임 시스템에 RPG 형태의 성장 / 스토리 시스템을 추가했던 퍼즐 퀘스트(Puzzle Quest)스워드 앤 포커(Sword & Poker)의 영향 일부 받기도 하였다). 실제 트럼프와 코인을 이용하여 첫 프로토타이핑을 완료하였고, 이를 게임 형태로 옮겨서 게임의 재미를 검증하기 위하여 제작된 것이 이 블랙잭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토타입과 관련한 당시의 회고는 이 글(프로토타이핑의 목표)을 참조하길 바란다.

  • 프로젝트 진행 기간: 2011. 02. 14. ~ 2011. 03. 11. (26일 간)
  • SVN 커밋(리비전): 55회
  • 빌드 회수: 55회

프로토타입 소개

본 프로젝트는 블랙잭 게임을 기초로 제작되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서로 블랙잭 게임을 통하여 승패를 가르고, 이 승패에 따라서 승자가 패자에게 공격을 하고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이 된다.

프로토타입에서는 상대(적)의 HP를 0으로 만들면 스테이지에서 승리하게 되며, 게임이 진행될 수록 개인 능력치 상승(레벨 업), 동료를 얻어 모험을 계속 하는 등의 간단한 성장이 구현되어 있다.

동점 상황에 대하여 데스매치 룰(다음 라운드에서 지는 쪽이 피해의 두배를 입는다)을 적용하는 등, 블랙잭의 규칙을 어떻게 전투 시스템에 엮을지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였다.

Blackjack Prototype 02
다 대 다 전투까지 구현

전투만 진행되는 프로토타입의 내용이 지나치게 밋밋한 것 아니냐는 의견에 따라서 ‘아이돌을 꿈꾸는 몬스터 헌터의 여행기’ 같은 장황한 스토리가 붙어있는데,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고 있자니 오글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사실 ‘오글거림으로 가버렷!’ 같은 기분으로 멋대로 질러버리긴 했었다).

프로젝트 폐기

프로젝트 진행 당시 내부 테스터들을 통하여 프로토타입에 대한 의견을 받았을 때에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 단순하고 직관적인 게임 룰
  • 접근성이 아주 좋고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부정적인 의견들 역시 존재하였는데,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았다.

  • 운의 요소에 지나치게 좌우된다
  • 파고들 만한 여지가 없다 –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인가?
  • 재미는 있지만, 쉽게 질릴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부정 의견 중에 제작진이 주목한 부분은 ‘운의 요소에 지나치게 좌우 되는 게임 플레이’였다. 게임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잭의 기본 규칙이 애초에 운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한계(숙련자만 가능한 카드 카운팅은 논외로 치자)로 다가왔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블랙잭이라는 게임 시스템의 대전제를 먼저 수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핵심 아이디어를 수정하는 것은 프로젝트의 초기 목표와 크게 벗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 프로젝트의 폐기를 결정. 블랙잭 프로젝트는 2011년 3월 11일 부로 종료되었다.

* 본 프로토타입은 크라우드 펀딩 보상 중 ‘파이드 파이퍼스에서 제작 한 실행 가능한 프로토타입 디지털 다운로드’ 보상을 선택한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한정 배포 될 예정입니다.

게임 디자이너를 위한 변명

얼마전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이런 트윗을 발견하였다.

“저 기획자는 구현중인 기획을 중간에 끊임없이 고쳐서 율법을 어겼습니다. 저런자는 돌로 쳐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너희 가운데 cpp 를 만들다가 다시 h 를 고쳐본적이 한번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 링크

(물론 이 이야기가 게임 개발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게임 개발 중 많은 손실이 발생하는 이유는 게임 디자이너가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구현 한 이후 결과물이 지구에서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 정도로 차이가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런 일이 왜 발생하는가? 인간의 두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상상들은 세부 항목을 제거 한 후 ‘좋고 편한 것만’ 골라 상상하는 못된 버릇이 있다-즉 결국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게 되는데, 게임 제작은 이 ‘보기에 좋더라’ 하는 상상을 현실화 하는 것. 당연히 상상 속에서는 생각하지 않았던 갖가지 문제들이 들러붙게 되고, 이를 해결하다 보면 처음의 아이디어와 유사하지만 기대한 결과와는 전혀 다른 그런 물건이 자주 탄생한다. 그리고 이 간극은 게임에 다양한 형태의 게임 시스템(Game Systems)이 붙을수록 그 거리를 기하급수적으로 벌려나간다. 처음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와 이를 수정하기 위한 기획과 디자인들이 추가 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짱돌을 던질 준비를 하게 된다.

왜 한번에 완벽한 게임 디자인은 안나오는건데? 한번에 완벽한 게임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한번에 버그 하나 없는 프로그램을 짜내려가는 것, 선 하나로 완벽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게다가 아무리 완벽한 게임 디자인을 작성하였다 하더라도 ‘항상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프로젝트 막바지에 나오는 법’이다.

게임 개발이 손가락 하나로 된다면 당신은 인간도 창조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이너의 능력 중 하나는 좀 더 세밀한 가공을 통하여 자신의 상상과 현실의 결과물을 일치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험이 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은 이런 능력을 일정 수준 갖추고 있기도 하지만, 완벽한 수준(일필로 완벽한 게임 디자인을 작성합니다)에 오르는 것은 평범한 인간의 능력과는 거리가 있다. 때문에 최근의 게임 디자인 트랜드는 역시 빠른 프로토타이핑을 통한 게임 디자인의 검증으로 흘러가고 있다.

프로토타이핑 기법을 통한 게임 디자인은 ‘실패’를 용인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인간의 사고 능력으로는 상상속의 게임은 절대 현실속의 게임과 일치 할 수 없다. 때문에 어차피 실패 할 것이라면 ‘지금 당장 실패’하고 이를 고쳐나가는 것이 개발 자원의 낭비를 막는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팀이나 개인의 경우 프로토타이핑 기법을 도입하고도 프로젝트를 실패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데 그 이유를 프로토타이핑 기법에서 찾기보다는 과연 우리 팀이 실패에 관대했는가를 먼저 뒤돌아봐야 한다.

물론 이런 것 까지 프로토타이핑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의 경우 프로토타이핑 기법이 실패하는 경우는 프로토타입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발생하게 된다. 근본적인 프로토타입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서 빨리 프로토타입을 포기 못하는 경우는 프로토타입의 기본 사고인인 실패를 용납한다는 것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행동이다. 사실 프로토타입 실패는 전체 프로젝트의 실패해 비하여 정말 사소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실패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에 가까운 완벽한 프로토타입의 모순에 빠지게 되고 이는 오히려 전체 프로젝트에 엄청난 낭비를 가져온다.

프로젝트가 최종 단계에 진입했는데도 기획이 자주 바뀌어 짜증이 나는가? 상대에게 짱돌을 던지기 위해 와인드 업을 하기 전에 잦은 기획의 실패도 과정의 일부가 되도록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은 어떨까?-디버깅 역시 개발 프로세스의 일부가 된 것 처럼. 서로에게 관용의 마음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위해 한발짝 뒤에서 바라보는 자세는 개발자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미덕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p.s. 게임 디자인에 국한하여 이야기를 하였지만, 이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실패-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의사 결정 행동들 역시 마찬가지 범주의 이야기이다. 물론, 이러한 개발 프로세스의 개선은 능력 없는 개발자/경영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