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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지 못해 미안해

프로젝트를 크게 성공시킨 업계의 네임드 개발자가 아니라 글을 자격이 되나 싶긴하다. 그래도 꿀위키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을 보니 답답해서 글을 안쓸 수가 없었다. 꿀위키에 대해서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 분들이 하는 이야기는 이하의 이야기 정도로 정리가 된다.

  • 니가 뭘 알아?(회사에 대해서 네가 아는건 극 소수야.)
  • 업계 외부 혹은 지망생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말자. ( 일하는 사람들 기가 꺽인다. 업계 내부 사람끼리 싸우지 말자.)
  • 안그런데가 어딨어? (어디나 다 똑같아. 근데 왜 너만 그러니?)
  • 왜 공개된 공간에다 회사 이야기를 쓰고 그러니?
  • 그딴 글을 쓰는 너는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는 불평분자야!(그런걸 쓰는 네가 문제야!)

문구를 정리하면서 좀 속이 탔다. 아무리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이고, 평생 그 꼴을 봐와서 그런 것인지. 정부가, 기업이, 혹은 정당이 자기들의 이득을 변호하기 위해 하던 논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꼰대랑 싸우면 꼰대가 된다 했던가? 결국 세상 모든 만물은 프렉탈구조로 되어있나 보다.

“니가 뭘 알아?”

그 회사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혹자는 나간 사람들이 나쁜 말을 퍼트린다고 하고, 또 다른 혹자는 회사에서 바꿀 용기도 없으면서 저런 글을 쓴다고 욕한다. 누군가의 트윗처럼 꿀 위키에 모인 회사에대한 이야기 혹은 헌담들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기.” 와 다름 없는 글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많은 장님들이 모여 서로 만진 부분에 대해서 이야길 하고 평균을 내보면 완벽하진 않지만 대충 와꾸는 나오게 된다. (이 말을 누가 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여러 파트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협업해서 게임을 만들 면서, 모든 파트의 일을 하지 않으면 그 게임은 내가 만든 게임이라고 말하면 안되는 걸까? 나는 그 게임을 만들면서 이런일이 있었다 라고 말할수도  없는걸까? 그럼 그 게임에 대해서. 그리고 그 회사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 일까?

“업계 외부 혹은 지망생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말자”

왠지 선비스러운 이 이야기는 참 한국에서 살면서 많이 보던 모습이다. 손님이 오기로했는데 김군이 안방에 똥을 싸질러 놨다고 치자. 똥은 치울  생각은 없이 신문지로 안보이게 덮어 놓자. 신문지론 냄세가 좀 나니까 패브리즈도 뿌리자 그러면 없는거나 다름 없지 않을까 정도의 이야기다. 결국 그들을 속이자는 이야기 기도 하고. 게임 업계의 처우에 대해서 토로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내 20~30대가 가질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좋은 직장을 게임업계가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고졸에 영어도 못하고, 양발을 벗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한 겨울에도 반팔이 아니면 코딩이 안되는 나같은 사람이 밥벌어 먹고 살 수있는 곳 아닌가? 그렇게 자신없나? 그래도 큰 회사들은 좋은 이야기도 많이 올라 오더라. 그리고 숨길생각 하지말고,  아이덴티티 게임즈나 제니퍼 소프트 처럼 그냥 좀 실재로 긍정적으로 바뀌면 안되나?

“안그런데가 어딨어?”

는 “어디든 다 똑같으니까 채념하고 살아.”라는 말이다. 물론 어디나 비슷하고 맘에 100% 드는 회사가 있을린 없다. 그래도 조금씩 고쳐 나가야, 좀 더 좋은 곳을 찾아 나서다 보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모 분 께서 술드시면서 하던 말이. “대학 시절, 주 5일제 실행하라고 데모하다가 잡혀가서 전과자 된 친구들이 많은데, 사회는 주 5일제 세상이 되었고, 그 친구들은 아직도 전과자다. 라고 이야길 하시더라.” 아무도 요구 하지 않았는데 정부와 기업에서 알아서 바꿔주었을까? 불평 터트린 사람이 총대를 매게 된거고, 열매는 모두 받게된다.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뒤통수에 150 km/h로 짱돌을 던지진 말아야 하는거 아닌가?

“왜 공개된 공간에다 회사 이야기를 쓰고 그러니?”

그건 개인끼리 만나서 이야기하는건 상관없지만 SNS에서 선거에 대한 글을 쓰면 위법. 이라고 하던 선거법과 다를바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꿀위키 측에서 룰을 개정하고 근거없는 이야기를 걷어 낸다면 회사에 입사 전 회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소스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때는 법을 어겨가면서 1/13을 하는 회사도 많았고 월급을 못 줘서 직원이 퇴사하는 상황에서 신입을 또 뽑는 회사들도 있는데 좀 이런 블랙리스트에 올라갈만한 회사들을 걸러내는 장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욕먹으면 회사도 바뀌지 않을까?

“그딴 글을 쓰는 너는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는 불평분자야!”

라는 이야기는 한국에서 흔히 하는 공격 방법이다. 모든 문제는 너가 문제고 니가 잘못이야 사회탓 하지마.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 라는 정도의 이야기. 내가 경력자로서 신입 프로그래머를 만나면 해주는 이야기중 하나는 “조금이라도 불편한건 참지 말라”는 내용이다. 가령 편집기에서 다음 단어로 이동하고 싶을때 화살표를 눌러서 이동하면 불편하니까 컨트롤 + 화살표 키를 찾아서 단어 단위로 이동해라. 같은 식이다. 사실 불편함이 일상이 되면, 삶의 모든 일은 평탄하고 순조롭다.  근데 그건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지 긍정적인 태도가 아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것. 당장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아는것. 사실 그게 진짜로 더 긍정적인 자세 아닐까? “좀비 생활도 재미있고 편해. 죽지 않는다고. 씻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너를 한번 만 물자. 좀비가 되자.” 라고 주위에 말하고 있지 않나?

사실 아청법이나 셧다운, 심의 관련 이야기 때보다 더 많은 개발자들의 반응이 보이는 것 같아서 참 착찹하다. 밥줄보다는 자존심에 더 발끈한다는 느낌도 받는다. 어느 회사란에나 써있는 이야기 중 하나인데 “무능한 상사 or 관리자 가 있다.” 라는 내용이 있다. 이 내용 때문에 현업으로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방어 기제가 동작하는 것 같다. 근데 사실 따지고 보면 어느 회사나 무능한 관리자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무능한 직원은 쉽게 짤릴 수 있지만, 무능한 관리자는 회사에 계속 붙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피터의 법칙(조직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능력해 보일 위치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으로도 이야기 해줄 수 있다. 그리고 무능한 관리자라는건 실력이 부족하거나 사람이 나쁘다는게 아니고(물론 그런 경우도 간혹 있지만…) 관리가 어떤 것인지 모르고 관리자가 된 사람들에게 붙여지는 경우가 많다. 이미 있는걸 뭘 어쩌란말인가. 그냥 좀 쿨하게 넘기면 안되나? 콕 찝어서 ‘너’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문명 온라인 발표 때 유저의 안돼라는 발언에 쿨하게 안되는 이유를 물으시는 반도의 흔한 사장님

네이버에 “xxxx회사 어떤가요?” 라고 구직자의 질문이 올라오고 답변으로  “절대로 가지마세요. 집에도 못가고 지옥입니다.” 라는 답변이 달리는 회사에 다녔었다. 물론 저 답변은 Case by Case 였고 팀간에도 차이가 많았다. 하지만 어쨌든 회사에서 누군가에게는 확실히 그랬다. 프로그래머를 뽑아야 했지만 회사의 소문도 좋지 않고, 연봉테이블도 높지않아 경력직원 이력서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갖 졸업하신 신입 분을 면접보며 이렇게 이야기 드렸다.

“연봉이 적은 건 어쩔수 없고, 애매한 팀으로 갈 경우 힘드실 수 있습니다. 대신 교육 통해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게 만들 것이고, 1년 안으로 본인 이름 들어간 타이틀 낼 수 있도록 해드릴 껍니다. 제가 약속해드릴 수 있는게 그정도 입니다.”

물론 입사하셨고 게임도 내셨다. 그냥 잘못된건 그냥 쿨하게 받아들이고, 장점을 극대화 시키면 사람은 따라온다. 그리고 그게 내가 생각하는 관리의 포인트 중 하나 이기도 하고. 흠결이 없는 사람이, 회사가 어디 있을까? 모 후보의 슬로건처럼 100% 국민 통합되면 그게 더 무서운거 아닌가? 그냥 좀 더 정리해서 말하자면 당신들 말대로 찌질한 애들이 부정적인 이야기 쓰고 노는데 그냥 좀 냅둬라. 찌질이들 노는데 뭘 크게 신경을 쓰나? 억울하면 좀 보란듯이 회사를 밸브처럼 추앙받는 회사로 바꿔 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