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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인디 게임 개발 이야기

파이드 파이퍼스는 인디 게임 개발팀이다. 한가지 고백하자면 인디 게임 개발이란 것이 진짜로 무엇인지는 사실 우리도 정확하게는 모른다. 단순히 돈을 적게 들여 개발하고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 인디 게임 개발은 아닐 것이지만, 최소한 우리는 소규모의 자본과 인력으로, PC 플랫폼 기반의, 턴 기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아미 앤 스트레테지(Army and Strategy)’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 정도로 존재를 정의 할 수 있다.

파이드 파이퍼스가 인디 게임 개발팀의 사명감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남들과 다른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것이 소위 말하는 인디 게임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 게임을 제작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제작 비용을 감당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우선했고, 그렇다고 공식적인 벤쳐 펀딩을 받고 팀의 크기를 불리기 역시 싫었다. 일단 펀딩을 받는다고 하는 것은 투자자의 입장을 제품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프로젝트 진행 시 그들의 입김을 현실적으로 배제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사업적/산업적 관점에서의 게임 개발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창의적인 시도들과 충돌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막말로 누가 ‘아미 앤 스트레테지’에 투자를 하겠는가?),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사업적 관점들이 시선을 한쪽으로 몰아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게임 문화의 다양성을 어느정도 해친 원인이 되었던건 아닌가 싶다.

‘아미 앤 스트레테지’가 팀의 정식 프로젝트로 선정 되기 전, 파이드 파이퍼스의 수 많은 기획안들과 프로토타입들의 포지션은 ‘아미 앤 스트레테지’와 다르게 스마트폰 게임이었다. 지금도 수 많은 1인 개발자들이 뛰어들고 있는 이 시장을 1년여 전에 우리도 똑같이 조준을 하고 있었다(우리도 일단은 먹고는 살아야니깐). 하지만 프로토타입이 개발되고,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전략을 바꿀 수 밖에 없었는데,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참가자들의 덩치가 순식간에 라이트 급에서 헤비 급으로 변해버렸다는 것. 단순한 구조의 게임들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포화상태라는 것이 스마트폰용 게임 시장에서 눈을 돌려버린 그 이유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노리고 제작한 우리의 프로토타입들이 영 시원치 않았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

물론 그렇게 대안으로 선정한 PC 게임시장-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비해서 그리 상황이 좋은건 없다. 대한민국의 PC 게임시장은 사실상 ‘없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늘어가는 각종 규제와 게임 심의 제도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 줘 봐야 우리와 같은 ‘초 영세’ 개발 팀에게는 ‘독’일 뿐이다. 애초에 PC 인디 게임을 즐기는 문화 자체가 거의 미미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에러다. 결국 사업적인 부분에 있어서 전략은 ‘해외’ 인데, 이것 역시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항상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함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는 한다.

위와 같이 개인적으로는 ‘아미 앤 스트레테지’가 어느정도의 상업적인 성공을 하고 싶다는 바램과 함께 이를 이루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 목적도 있지만, 게임 회사들의 사업적 가치에 매몰되어 자신이 원치 않는 게임 개발을 하고 있는 일부의 게임 개발자들이 ‘아미 앤 스트레테지’의 상업적 성공을 보고 용기내어 과감하게 ‘그들이 진짜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게임이 산업이 아닌 문화로써 좀 더 다양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내에서도 ‘인디 게임으로 밥벌어 먹고 사는 것이 가능하다’ 라는 것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다(물론 좀 아이러니한 이야기이긴 하다).

우리는 인디 게임의 정의나 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른다. 하지만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고 그것이 사람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사이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한쪽으로 매몰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게임 개발판에 어느정도 작은 구멍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아, 물론 그 전에 ‘아미 앤 스트레테지’가 일단 재미있게 나와야지. (oTL)

p.s. 제목에 기대를 하셨던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건드리면 X 되는 하마는 안 나온다. 기대를 하셨다면 사죄를(…).

아미 앤 스트레테지 개발 근황 – 2012년 2월 2주

로고 공개도 있었겠다, 나름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겠다 이번주 개발 근황은 쉬어야겠어! 라고 어제까지 맘먹었습니다만, CC.net을 살펴보니 빌드가 깨져있군요. 개발 근황 2월 2주차 입니다.

전투 프로토타입 테스트 중

이번 주는 게임 디자이너는 신나게 카드와 룰을 만들고, 프로그래머는 역시 신나게 그 카드와 룰을 잘근잘근 씹어먹는 것으로 보냈습니다. 오늘까지 약 평균 약 12 종의 카드(x 10장)를 네 번 정도 뒤엎은 것 같군요. @krucef님이 보내주신 재단기가 아니었으면 게임 디자이너는 정신이 붕괴되었을지도 모릅니다(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게 없었으면 난 미쳐버렸을꺼야! - by Game Designer

하지만 공포가…

게임 제작자로써의 최대의 공포는 ‘기껏 만든 시스템이 재미없으면 어떻하지?’ 입니다. 기획 공포라고 이름 붙여봅시다. 내부 테스터들에게 공개해야 하는데 하도 입바른 말 잘하는 분들이라 공포심이 엄습하고 있어요. (ㅠ_ㅠ)

… 물론 ‘우리 만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하는 말도안되는 배짱을 부려볼까 싶기도 하지만, 안되겠죠. 아마.

더 이상의 자세한 근황은 생략한다

이번주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파이드 파이퍼스는 게임과 관련한 모든 ‘불합리한 규제’와 시도들에 대하여 반대합니다.